튀르키예의 전통 요리.
그러나 범주가 너무나 크다. 사실 튀르키예 사람들조차도 자신들의 요리를 튀르키예 요리라 부르지 않고 중국 요리처럼 각 지방의 요리라 부르는데, 튀르키예어판 위키백과에서 가져온 설명은 다음과 같다.
Türk mutfağı Türkiye’nin ulusal mutfağıdır.
Osmanlı kültürünün mirasçısı olan Türk mutfağı hem Balkan ve Ortadoğu mutfaklarını etkilemiş hem de bu mutfaklardan etkilenmiştir. Ayrıca Türk mutfağı yörelere göre de farklılıklar gösterir. Karadeniz mutfağı, Güneydoğu mutfağı, Orta Anadolu mutfağı gibi birçok yöreler kendilerine ait zengin bir yemek haznesine sahiptirler.
‘튀르키예 요리’는 튀르키예의 민족적인 요리들이다.
오스만 제국의 문화를 계승한 튀르키예 요리는 발칸 요리와 중동 요리의 영향을 받았으며 또한 각각에 큰 영향을 주었다. 개별적으로 튀르키예 요리는 지방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을 띈다. 카라데니즈(=흑해) 요리, 동남부 요리, 중앙 아나톨리아 요리처럼 많은 지방들은 속한 풍부한 방법으로 조리한 다양한 음식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외국인이 주로 알고 있는 튀르키예 요리는 역시 이스탄불 지방의 요리를 말한다. 그리스어로는 튀르키예 요리를 Τουρκική κουζίνα(뚜르끼끼 꾸지나)라고 해야 하지만, 그리스인들은 보통 튀르키예 요리를 Πολητική κουζίνα(뽈리띠끼 꾸지나)라고 말한다. 직역하면 ‘도시의 요리’인데, 그리스인에게 있어 ‘도시’란 다름 아닌 콘스탄티노플, 즉 이스탄불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튀르키예 요리는 종류도 워낙에 많고 재료도 다양하다 보니 간단한 여행 서적에서도 요리를 소개하는 페이지만 해도 보통 6~8페이지를 할애하는 경우가 많다.
본래 튀르키예인은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던 튀르크계 유목민이었다. 때문에 그들의 음식은 육류가 주를 이루었으며 오늘날 몽골 요리처럼 향신료도 거의 쓰지 않았다. 이 시기에 비롯된 음식으로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케밥이 있는데, 초창기의 케밥은 단순히 고기를 구워 먹는 것에 불과했으나 튀르키예인들이 아나톨리아 반도에 정착하고 나서 주변 문화를 수용하다 보니 지금과 같이 조리 방식만 1,000여 가지에 달하는 복잡한 요리가 되었다.
튀르키예 요리의 전성기는 역시 오스만 제국 시대일 것이다. 이 시기 튀르키예 요리는 제국 내 거주하던 민족들의 다양한 조리법을 흡수했는데, 가령 페르시아인으로부터는 향신료와 세련된 조리법을, 그리스인으로부터는 다양한 야채 요리와 생선 요리법을, 그리고 아랍인으로부터는 과자 만드는 법을 흡수했다. 18세기 이후로는 파디샤를 중심으로 서양 문물 개화를 통해 프랑스 요리의 영향도 받게 되어 화려한 장식을 더해지며 한층 화려해졌다. 오스만 황제들은 ‘내 식탁에 같은 요리가 올라온다면 요리사들의 목을 칠 것이다’ 어째 측천무후와 비슷하다 라고 해서[1] 요리사들이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요리를 개발했다고 한다. 물론 그 대신 황실 요리사는 웬만한 귀족보다도 강한 영향력과 막대한 부를 누릴 수 있는 지위였다.
무라카미 하루키에 의하면,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 3세와 외제니 황후도 오스만 황실 조리사들이 해준 음식을 먹고 반해서 더 많은 돈을 줄 테니 프랑스 황실에서 일할 수 없느냐 제의했지만 오스만 제국 조리사들이 거부하자, 그럼 프랑스인 조리사들에게 음식 기술을 전수해줄 수 없냐고 부탁했을 정도였다. 이에 대한 일화가 있다. 외제니 황후는 자신의 요리사를 이스탄불로 보내 튀르키예 요리를 배워오게 했다. 그는 튀르키예인 주방장의 교육 아래 튀르키예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얼마 안 가 포기하고 프랑스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유인즉, 튀르키예인 주방장이 그가 가지고 있던 요리책들을 죄다 보스포루스 해협에 집어던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방장 왈, 요리 솜씨는 대접 받는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요리책 따위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튀르키예 요리의 진수는 궁정 요리가 아닌 서민의 요리에 있다. 실제로 튀르키예인의 가정에서 그들의 가정 요리를 접해보면 고기나 값비싼 재료 없이도 얼마나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다. 튀르키예 사람들은 스스로 ‘음식’에 있어서는 빈부가 없다고 말한다. 튀르키예는 식량 자급이 가능한 수준의 생산량이 뒷받침 되어 있으며, 넓은 땅에 당연히 다양한 지리적 환경이 결합되어 식재료가 풍부하고 물가도 저렴해서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케밥을 전부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케밥 이외에도 다양한 요리들이 있고, 맛도 상당히 훌륭하다.
이슬람 국가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음주 문화도 상당히 발전하였다. 튀르키예의 기원인 튀르크족부터가 술에 매우 관대한 유목민이었고, 튀르키예의 전신인 오스만 제국은 공식적으로는 이슬람 국가였지만 보편 제국을 지향했고 유럽과의 교류를 활발하게 하면서 술 문화가 그대로 잘 보존되었다. 여기에 튀르키예의 강한 세속주의 성향까지 겹치면서 이슬람교의 금주법은 거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튀르키예는 세계적으로 굉장히 풍요롭고 비옥한 땅이다. 동로마 제국 시절에도 아나톨리아 반도의 생산력으로 700여 년이나 나라가 버틸 수 있었다. 지금도 식량자급률이 100%를 초과하는 몇 안 되는 나라이다. 그리고 국제적으로 식량 분쟁이 나도 자국에서 나는 먹을거리로만으로 얼마든지 버틸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덕분에 튀르키예는 시장에서 세계의 어지간한 재료는 다 구할 수 있어서 요리가 잘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실제로 튀르키예는 주식인 밀을 죄다 자국령에서 재배하여 먹고도 남으며, 올리브와 석류 및 무화과나 살구, 차는 세계적으로 많이 재배된다. 과일도 엄청 많이 재배되고 튀르키예에서는 채식주의자나 과일 좋아하면 살 판 난다고 할 정도로 싸고 풍부하게 먹을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 튀르키예에서 된장찌개를 만들려고 했더니만 된장만 있으면 되었다고 할 정도로 다른 재료들은 죄다 튀르키예에서 재배되고 싸게 팔아서 된장 공수만 되면 튀르키예에서 된장찌개 식당을 해도 전혀 부족할 게 없다고 할 정도이다. 실제로 튀르키예 데니즐리에 있는 숙박업소 겸 식당에서 어느 여행자가 튀르키예인 운영자에게 된장찌개 만들어주는 방법을 가르쳐줘서 2011년 지금까지 꾸준히 된장찌개를 팔고 있으며, 냄비 하나에 한화로 5,000원이다. 된장 공수 비용이 붙긴 했지만 그다지 비싼 게 아닌데 한국에서 먹던 맛 못지 않다.
견과류도 매우 많이 재배하는데 헤이즐넛(튀르키예어로는 픈득 – fındık)은 전세계 생산량 8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헤이즐넛 초콜릿 속에 들어있는 헤이즐넛도 99.9% 튀르키예산이다. 피스타치오 역시 전세계 생산량의 70%를 담당하고 있어 튀르키예 과자류에는 피스타치오가 아낌 없이 뿌려져 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튀르키예 사람들 주전부리 간식이 이 헤이즐넛, 피스타치오, 해바라기 씨앗, 아몬드, 땅콩 같은 견과류인데 거의 1,0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한 봉지 가득 사먹을 수 있다. 2009년 시세로 1리라짜리(약 770원) 동전 하나면 해바라기씨 500g, 땅콩 250g, 피스타치오 180g, 헤이즐넛과 아몬드 100g 정도 살 수 있다.
이 외에도 유럽에서는 튀르키예산 과일을 가장 최상품으로 취급한다. 특히 포도는 일부 지역에 한하여 페르시아 왕국 시절부터 풍작을 이뤘다. 덕분에 빵과 기름 외에 주요 양식으로 자리 잡을 정도. 포도로 만든 잼, 젤리, 과자, 주스, 피클, 당밀, 과당, 포도주, 브랜디 등도 유명하다. 카파도키아 지방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피해 신앙을 유지하면서 포도주와 빵을 제조했으니 포도와 포도주의 역사는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포도는 현재까지도 해당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물론 현재는 유럽이나 남미와 같은 양조산업의 자본과 시설이 제대로 투자된 포도주의 맛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흔히 관광 상품에서 포도주로 특히 유명한 곳은 셀축의 쉬린제 마을로 소개되고 있으며, 과거 이곳에 그리스인들이 정착한 결과라고 한다. 이곳은 나즈막한 붉은 빛 지붕들이 작은 능선을 따라 아름답게 구성되어 있고 이국적인 풍경이 인상적이다. 말린 과일들도 유명하다.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건무화과와 살구도 거의 대부분 튀르키예산이다. 심지어 흑해 및 지중해로 둘러싸인 3면이 바다인 지역적 요소로도 해산물도 풍부하다.[2]
때문에 한국과의 FTA 농작물 수출 협정을 두고 한국 농민단체들 반대가 엄청나다. 한국 단체 대표가 “튀르키예는 그냥 농작물을 대충 파묻기만 하면 알아서 자란다고 할 정도로 풍요로운 곳이다. 그런 나라에게 농작물 대결은 우리가 불리하기만 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튀르키예에서 전해오는 이야기들에 이런 것이 있을 정도다. 튀르키예의 유명 관광지에 있는 호텔이나 숙박 시설은 여자들이 많이 운영하는데, 근대 튀르키예에서 이런 지역 거주민들이 죽으면서 아들에게는 당시 돈이 되었던 농장을 물려주고 돈이 안 되는 집을 딸에게 물려줬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관광업이 활성화되면서 외국인들이 많이 오자, 여자들은 집을 모텔로 개조하여 큰 수익을 얻게 된 것과 달리 농장을 물려받은 남자들은 농작물이 하도 흔해서 수익을 그리 많이 얻지 못했다고 한다.
튀르키예 요리에서 주로 쓰이는 것은 가지, 호박, 오이, 고추, 토마토, 감자, 양배추, 올리브와 같은 제철 야채. 여기에 각 지방마다 주요 음식 재료가 달라지는데, 그리스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에게해 지방의 경우 해산물을 쓰고 내륙 지방에서는 고기를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튀르키예 요리에는 생식하는 전통이 그다지 없어, 샐러드(살라타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익혀서 먹는다. 가령 튀르키예 사람들이 가장 자주 먹는 반찬의 경우 호박이나 가지를 토마토, 피망, 양파 등과 함께 잘게 썰어 버터나 올리브유를 넣고 약한 불에서 아주 천천히 졸인 것이다. 튀르키예 사람들은 이것에 빵을 찍어 먹는다.
얼핏 보면 그리스 요리와 큰 차이가 없어보이는 튀르키예 요리가 갖는 최대의 특징은 역시 ‘향신료’가 아닐까 싶다. 튀르키예 요리는 인도 요리만큼은 아니나 동서 교역의 중심지로서 다양한 문물이 유입되고 다양한 향신료를 사용하는데, 특히 아나톨리아 반도 남동부 지방의 가지안테프라는 지역은 오래 전부터 이 동네는 비단길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어서 향신료 무역이 발달했는데, 덕분에 시장마다 향신료가 그득그득 쌓여있고 그만큼 흔해서 향신료를 매우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중동 사막지대에 접해있기 때문에 여름이 매우 덥고 건조하다 그래서 가지안테프 사람들은 음식을 튀르키에 내에서 가장 맵고 짜고 달게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역의 요리는 튀르키예 내에서 가장 맛있고, 가장 종류가 다양해서 튀르키에 사람들은 가지안테프를 맛의 고향이라고까지 불린다 마치 한국의 전라도 포지션이다.
다만 튀르키예 요리는 지방마다 차이가 큰데 우선 앞에서 서술한 튀르키예 남동부 가지안테프 지역을 제외하면, 튀르키예 최대의 도시인 이스탄불이 위치해 있는 서북부 지방은 과거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던 만큼 화려한 궁중 요리가 발달했다. 대표적으로 훈캬르 베엔디 물론 서민적인 요리들도 많이 발달했는데,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이 동네에는 그리스인들이 전체 인구의 40%에 달할 만큼 많았고 때문에 그리스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고 또 주었다. 그리스 요리 중 유명한 무사카도 이스탄불에서 베샤멜 소스를 추가해 어레인지한 버전이 정착한 것이다.
그리고 에게해, 지중해에 근접해있는 서부 지방은 바로 건너편이 그리스인 데다가 기원전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서부 지방 이오니아, 트라키아는 그리스인들의 앞마당 멀티였기 때문에 1923년 튀르키예 독립 전쟁이 끝나고 양국간 체결한 인구 교환으로 인해 그리스인들이 싸그리 쫓겨날 때까지 이 동네에는 그리스인이 100만 이상 거주했기 때문에 타 지역에 비해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리스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스탄불 지역과 마찬가지로 해물을 사용한 요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지만 대체로 그리스 요리의 영향을 세게 받아 에게해와 지중해 요리들과 비슷하게 야채 요리와 과자가 발달해 있다. 심심하면 레몬즙을 뿌려먹는 습관 때문에 전반적으로 간이 강하고 새콤하다
그리고 조지아, 아르메니아와 접해있는 북동부 지방은 유목민적인 전통이 많이 남아있기도 하고 지대도 높고 위도도 높아서 춥기 때문에 음식들도 유제품과 고기를 많이 쓴다. 특히 추운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음식들이 상당히 기름진 편이다. 아무래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탓에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에서도 비슷한 요리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튀르키예의 수도 앙카라가 있는 중부 지방은 북동부와 마찬가지로 지대가 높아서 춥고 건조하기 때문에 유제품 요리와 고기 요리들이 많이 발달했다. 하지만 북동부 지방에 비하면 그나마 덜 춥기 때문에 서부 지방의 영향을 받아서 음식도 향신료도 좀 더 다채로운 편이다. 게다가 가지안테프만큼은 아니지만 동남부 요리처럼 매운 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흔히 생각하는 전형적인 튀르키예 요리는 바로 중부 아나톨리아 요리와 가장 비슷하다. 대표적으로는 카파도키아 지방의 고기 철판 볶음이라 할 수 있는 사지 카부르마(Sac kavurma)와 항아리 속에 재료를 채워넣고 구운 테스티 케밥(Testi kebabı) 등이 있다. 둘 다 카파도키아와 같은 관광지에서 흔히 팔기 때문에 높은 확률로 먹어볼 수 있다.
그리고 흑해가 위치해 있는 북부 지방은 에게해와 마찬가지로 그리스인들이 많이 살던 동네지만, 에게해, 지중해와는 달리 지대도 높고 위도도 높아서 날씨가 춥기 때문에 그래서 다른 방향으로 음식이 발달했다. 흑해가 위치해 있는 북부 지방은 지대가 높고 척박해서 밀 농사도 잘 되지 않는 지역인데, 그 때문에 옥수수 요리와 감자 요리가 많이 발달했다. 전통적인 흑해 지역 요리집에 가보면 다른 식당에서 흔히 나오는 빵 대신 옥수수빵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 동네에서는 피데(Pide)가 가장 유명하고, 트라브존(Trabzon)의 함시라는 생선을 튀긴 요리도 인기 있다. 전체적으로 음식이 구수하면서도 밋밋한 편으로, 튀르키예에서 가장 간이 담백하다는 평을 받는다.
그래도 그리스 요리에 비하면 요리에 향신료를 자주 또는 많이 쓰는 편이다.